유럽 여행/포르투

포르투칼 - 포르투 Porto

wonappleaday 2025. 3. 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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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포르투칼 해안길을 걷기 위해 프랑스에서 포르투로 왔다. 미리 알아놓은 정보도 별로 없었고 산티아고로 긴 여정을 떠나기 전이라 포르투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게스트하우스를 알아보다 샌드맨이 눈에 띄었다. 포르트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강가 바로 앞이라 야경이 끝내준다고 해서 샌드맨으로 정했다.
 
 
작은 도시지만 언덕도 많고 걸어서 강을 건넜다 왔다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아서 트램과 버스를 무제한으로 탈수있는 시티패스를 구매했다.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 샌드맨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들어가자 웰컴 와인을 줘서 바깥풍경을 즐기면서 웰컴와인을 홀짝였다.
 
 

 
 
짐을 내려놓기 위해 도미터리로 가는 복도 벽에는 자전거가 걸려있었다. 
 

 
 
자전거들을 한컷 찍고 짐을 락커에 넣은 후 시내구경을 하러 나왔다.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과 푸른 강, 강위의 보트들,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이 나를 반겨 주었다.
 

 
 
버스를 타고 강 건너편으로 왔다. 포르투에서 유명한 타일 아트-아줄레루-를 구경하기 위해 상 벤투 역으로 향했다. 상벤투역은 원래 수도원이라고 했다. 역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아줄레루 아트들과 샛노란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파란 타일들이 차가워 보였는데 거대한 창문들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푸른 타일을 비추니 역안에 온기가 생겼다. 
 
 

 
 
기차를 타고 오고 가는 역이 이렇게나 아름답다니. 게이트 뒷편으로 보이는 저 기차에서 내려 포르투로 도착하는 관문이 상 벤투라는 상상을 해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상벤투를 둘러보고 산티아고 순례길에 필요한 크레덴시알(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포르투 대성당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군데군데 놓인 타일아트가 눈에 띄었다. 
 

 
 

 

 
 
 
 
성당 뒷 사무실에서 크레덴시알을 발급받고 나오는데 눈에 띈 기둥이다. 예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알고보니 예전에 죄수들을 묶고 채찍을 때리는 형벌을 주었던 기둥이라고 했다. 
 
 
 

 
 
성당 앞쪽으로 돌아나와 성당 안을 구경하러 들어갔다. 포르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답게 안의 조형물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예배당 뿐만이 아니라 밖의 정원과 아줄레루등 구경할 포인트도 많았다. 건물 자체는 고딕인것 같았는데 안의 장식은 화려한 바로크 형식이라서 특이하다고 생각이 됬다.
 

 
 
성당에서 나와 내가 사랑하는 해리포터의 탄생지, 렐루서점으로 향했다. 해리포터의 저자인 J.K. Rowling이 렐루서점에서 영감을 받아 해리포터를 썼다고 했고 새로운 해리포터 도서가 나올때마다 설레어 밤을 샜던 나에게는 렐루서점이 마법같은 곳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서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권을 구매해야했다. 입장권이 있다고 해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티켓으로 도서 한권이랑 교환을 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고 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원래 방문이 어렵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기꺼히 입장권을 구매했다.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서점이었지만, 구경할만도, 해리포터와 같은 영감을 줄만했다. 중앙 계단과 나무 장식, 굽이진 기둥들과 스테인레스 창문들, 천장까지 꼽혀있는 책들이 너무나도 잘 어우러졌다.

 
 
나도 중앙 계단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혼자서 여행을 하고 있기도 했고 마땅히 물어볼 사람도 없었어서 마음을 적었다. 
 

 
 
유명한 작가들의 조각상을 그들의 책과 함께 전시를 해놨다. 책방이지만 전시회 같은 느낌도 들었다. 분위기에 취해 어떤 책을 고를까 고심을 하다가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의 'The Count of Monte Cristo'를 골랐다. Alexandre Dumas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 심심하면 읽기 딱 일듯 싶었다. 
 
 

 
 
 
 

 
 
 
렐루서점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쾌창해서 와인을 마셔줘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침 렐루서점 근처는 대학 캠퍼스가 위치하고 있어서 노상에서 와인 한잔 하기 딱 좋은 장소였다. 비건 레스토랑에서 비건 와인 한잔을 시켰다. 포르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와인잔 끝까지 채워주는 서비스였다. 보통 와인 한잔을 시키면 와인잔의 반 이나 그보다 적게 따라주는데 포르투에서는 포르트 와인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저 인심이 좋은건지 한잔을 가득 따라줬었다. 날씨를 즐기면서 홀짝거리다 사진을 안 찍다는 생각이나서 찍었는데... 끝까지 따라주신 모양이 아니라 아쉽다.
 
 
 

 
 
 
와인 한잔을 마시고 시내를 거닐다가 숙소로 가기로 했다. 오늘 오후와 저녁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을 구경하고 지금 이순간을 즐기면서 보내야지라고 다짐하면서 느린 산책을 즐겼다. 시내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포르투에서의 두번째의 날이 밝았다. 사실 오늘 바로 순례자길을 떠나려고 했는데 포르투가 생각 외로 너무 마음에 들었고 이 도시를 조금 더 탐방하고 싶어서 하루를 미뤘다. 새로 생긴 하루를 어떻게 잘 보낼까 고민을 하다 수채화 공방의 원데이클래스를 신청했다. 항상 수채화를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배워보면 좋을 것 같아 오전 수업으로 신청을 하고 수업을 들으러 다리를 건너갔다.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수채화 수업은 훨씬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수업은 약 4시간정도였는데 1 대 1수업이기도 했고 몰입을 한 나머지 공방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아예 잊어버렸다. 아쉽지만 어쩔수없으니 마음을 빨리 접고 다음 목적지인 볼량시장으로 향했다. 볼량시장은 재래시장인데 먹을 것과 기념품을 같이 살 수 있다고 해서 구경도 할겸 가보기로 했다. 가는길에 나의 눈길을 끈것은? 바로 미용실이였다. 단발머리가 거지존이라 깔끔하게 짧은 단발로 정리를 해보기로했다. 미용실에 들어가서 내가 원하는 짧은 단발머리의 사진을 보여주자 사장님께서 포르투칼어로 뭐라고 했으나 말이 통하지 않았던 관계로 나는 손짓 발짓을 하면서 그냥 잘라달라는 시늉을 했다. 사장님을 "오케이, 오케이!"를 외치며 나의 머리카락에 물을 뿌리고 떨리는(정말 손을 떠셨다...) 손으로 나의 머리를 훌륭하게 잘라주셨다.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자 원래 반곱슬인 나의 머리카락이 C컬 펌을 한것처럼 말렸고 그 모습을 본 사장님은 "퍼펙트!"를 외치시면서 미소를 지었다. 나는 만족스럽게 돈과 팁을 지불하고 미용실에서 나와 셀카를 찍었다. (셀카 사진은 패스)
 
 

 
 
 
볼량시장에 도착했더니 보수공사가 실행중이라 몇몇 가게들만 지하 시장으로 옮겨서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유명한 재래시장이라서 구경하고 싶었는데...  실내의 전시들을 구경하고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나왔다. 
 
 

 

 
 
 
미용실 사장님이 알려준 daterra라는 비건 음식점을 찾았다(나는 비건이 절대 아니다. 포르투에 비건 음식점이 많았던 것 뿐이다). 사장님이 맛있다고 했으니 그말만 믿고 평상시라면 잘 찾지 않았을 비건 음식점을 찾았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뷔페식이라서 원하는 만큼 음식을 담아서 먹을 수 있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쿠스쿠스와 샐러드, 커리 수프, 수퍼복 맥주를 들고 햇빛이 드는 야외에 앉아서 늦은 점심을 즐겼다.
 

 
 
늦은 점심을 먹고 숙소로가서 캐리어를 들고 다시 나왔다. 순례길에서는 백팩을 메고 갈 예정이었고 포르투에서 산티아고 데 컴포스텔라까지 작은 수화물 하나를 부치면 산티아고 성당에서 약 열흘동안 가방을 맡아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들어서였다. 포르투 우체국은 우리나라 달동네와 흡사하게 생긴 동네 주위, 높은 언덕위에 있었고 나는 캐리어를 끌고 당기며 힘들게 도착을해 짐을 부치는데 성공했다. 땀을 식힐새도 없이 터덜터덜 내려오다보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마침 숙소가 야경 맛집이다보니 와인 한잔을 시키고 강가에 자리를 잡고 야경과 석양을 구경하는데 어디에선가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강가에서 작은 재즈 공연을 하고 있어서 나는 하늘이 어둑해지고 해가 완전히 질때까지 강가에 앉아 낭만을 즐겼다.
 

 
 
강 바람이 차가워 숙소로 돌아와 수퍼복 맥주를 하나 더 시켰다. 앉아서 맥주를 홀짝거리는데 주말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스몰토크로 시작한 대화가 시끌벅적한 파티로 이어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어느새 열명 남짓한 사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핀란드에서 온 친구들에게 들을 만한 노래를 추천을 받고 있었다. 다음날 순례자의 길을 떠나는 나는 6시 반쯤 일어나야 했으므로 11시쯤 나는 자러 들어간다고 했고 그 친구들은 그냥 같이 술을 딱 한잔만 더 마시자고 했다(딱 한잔만 더!는 만국 공통인가보다). 평소같았으면 그랬겠지만 순례자의 길에서 새로 만날 친구들을 기약하며 이를 닦고 바로 잠에 들었다.
 

 
 
샌드맨,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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