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 Apple A Day

프랑스 - 마르세유 Marseille 2, 아비뇽 Avignon 본문

카테고리 없음

프랑스 - 마르세유 Marseille 2, 아비뇽 Avignon

wonappleaday 2025. 3. 27. 12:26
반응형

 

마르세유에서의 둘째날이 밝았다. 아침일찍 산책을 나갈겸 나갔다가 자연사 박물관에 들렸다. 자연사 박물관이라기에는 궁전처럼 생겼지만 나름 유명한 박물관이다. 입장료는 무료였다. 부귀한 영주의 궁전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원도 잘 꾸며져 있어서 시간만 있었다면 냅다 누워있었을 텐데 아쉽긴 했다. 

 

자연사 박물관은 크진 않지만 잘 정돈되어있었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관광객이 나밖에 없었고, 박제 되어있는 다양한 동물들의 시선에 부담을 느낀 나는 1층은 제대로 둘러보지 않고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다(박제 동물의 사진을 찍기는 조금 그래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 다른층에는 조각들과 그림들도 전시되어있어서 그곳에서 조금 천천히 시간을 보냈다.

 

 

 

 

 

 

마르세유에 FonFon이라는 유명한 해산물 요리점이 있는데 보통 몇달 전에 예약을 해야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FonFon에서 꼭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던 나는 마르세유에 도착한 첫날 예약 없이 무작정 레스토랑으로 향해 혹시 자리가 하나 있는지 문의를 했다. 2달동안 예약은 풀로 차있다는 대답을 했지만 혹시나 하며 찾아온 내가 불쌍하게 들렸던지 직원은 저녁 예약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만약 다음날 이른 아점(빨리 먹을 수 있는 메뉴로만)이라면 예약을 잡아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당연히 아점이라도 괜찮다고 했고 두번째날로 예약을 했다. 

 

 

자연사 박물관을 둘러보고 아점을 먹으러 신나는 발걸음으로 걸어가다보니 예약시간보다 너무 일찍 도착했다. 레스토랑이 문을 열기까지 기다리면서 근처를 구경했다. 오늘도 푸른하늘과 따스한 바람이 감싸주는 마르세유였다.

 

 

 

 

드디어 시간에 맞춰 입장을 했다. 하지만 레스토랑에는 아무도 없었다. 빨리 먹고 나간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시킬수있는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을 했다. 원했던 와인과 해산물 코스는 아니었지만 이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라도 할 수 있던 것 에 감사하면서 음식을 음미했다(그리고 생각했던 것 보다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의 퀄리티가 상상이상이었다. 이정도면 코스요리는 얼마나 대단하다는 거야?).

 

 



숙소로 돌아가는길에 누드 해변을 봤다. 사람들을 찍으면 안될 것 같아서 대신 표지판을 찍고 버스를 탑승했다. 

 

 

원래 숙소 앞쪽까지 가는 버스이지만 부둣가에서 갑자기 버스가 멈췄다. 기사님께서 프랑스어로 자꾸 내리라고 하시면서 뭐라고 하셨는데 뭐라고 하시는지 몰랐다. 버스가 고장이 났나? 별의 별생각을 하다 내리는데 아저씨가 시계를 가르키시면서 "옐로 자켓, 옐로 자켓"을 외치시며 형광 조끼를 꺼내 입으셨다. 알고보니 파업 시위를 하시러 가셔야 되서 도로에 버스를 세우시고 승객들에게 내리라고 한것이었다. 프랑스에서는 파업을 칼 같이 한다더니... 진짜였다...

 

 

버스안에서 밖을 찍은 사진들이다. 어느새 버스 주변에 노랑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시위를 구경했는데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랬다. 또 경찰들이 나와서 시위자들이 안전하게 시위할 수 있도록 교통을 정리하는 모습에도 놀랬다. 

 

 

 

 

 

돌아가는길에 우연찮게 마르세유 박물관을 마주쳐 잠시 들려봤다. 마르세유 항구와 배에 대한 깊은 역사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었다. 

 

 

 

항구에서 생선 장사하시는 모습들도 구경했다.

 

 

 

 

이렇게 부지런히 움직였는데도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마르세유의 마지막날 몬테 크리스토 백작에 나오는 이프섬을 갈지 아비뇽을 갈지 깊은 고민을 하다 바람이 꽤 불었음으로 근교에 있는 아비뇽을 다녀오기로 했다(바람이 센날에는 이프섬에 들어갈 수 없다). 마르세유 역에서 약 30정도의 거리라고 해서 얼른 다녀오기로 했다. 아비뇽은 예전 교황이 잠시 살던 곳이라 신성하게 여겨지는 마을이다. 또 역사시간에 배우는 ' Avignonese Captivity 아비뇽 유수'  가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아비뇽은 마을도 잘 보존되어있고 교황청도 박물관으로 개장해서 구경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외관은 잘 보존되어있지만 안에 있던 가구나 물건들을 거의 없고 텅텅 비어 있었다. 그래도 14세기의 건축물을 지하부터 꼭대기까지 둘러볼 수도 있고 아비뇽의 종교역사에 대해 잘 탐구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니 한번쯤은 들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부를 둘러보면 스테인 글라스 창가에 앉아서 밖을 바라 볼 수 있도록 마주보는 벤치들을 설계해놓았다. 이자리에서 사랑을 속삭였을 수도, 잡담을 하거나, 역모를 꾸몄을 수 도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나도 한번 앉아 봤었다.

 

 

 

교황청안에는 크고 작은 동상들과 그림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보니 무덤혹은 관위에 올리는 동상들도 섞여있었던 것 같던데...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동상만이 남아 있었다. 

 

 

 

 

잠시 지붕으로 올라와 건물 벽을 거닐었다. 관광객도 별로 없었고 날씨도 맑아서 산책할 맛이 절로 났다. 룰루랄라 걷고있는데 어디에선가 재즈가 들려왔다. 소리있는곳을 내려다보니 어떤 아저씨가 앉아서 트럼펫을 연주하고 계셨다. 유럽에서는 클래식 버스킹이 많아서 여행의 운치를 깊게 해주는 것 같다. 나는 거기에 운치를 더 깊게하기 위해 가방에 싸왔던 와인을 꺼내 벤치에 앉아 마시면서 재즈연주를 즐겼다.

 

 

 

 

 

교황청에서 내려다보이는 론강. 강위에는 성베네제 다리가 있는데 티켓을 끊어야만 올라갈 수 있었어서 나는 패스했다(다리가 중간에 끊어져 있기도 했다). 

 

 

 

교황청에서 본 신기한 계단들이다.

 

 

 

금방 둘러볼수있을 것 같았던 교황청은 둘러보는데 거의 2시간이 넘게 걸렸다(중간에 농땡이를 너무 부린것 같다). 아마 교황청에서 나와 아비뇽 거리를 거닐었다. 배가 고파서 밥을 먹을 곳을 찾아 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비수기라서 그런지 마을 자체가 고즈늑하고 조용했다. 하루를 온전하게 보내지 못해 아쉽지만 저 비행기로 떠나야 했기 때문에 걸어다니다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에 골라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아비뇽을 떠났다. 

 

 

 

아비뇽에서 돌아와 맡겨뒀던 나의 짐들을 챙겨서 바로 공항으로 갔다. 오늘 마르세유에서 마드리드를 경유해 포르투로 떠난다.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했는데 해가 쨍쨍하네? 이상해서 검색해봤더니 이맘쯤의 마드리드에서의 해는 저녁 8-9시쯤 저문다고 했다. 마드리드공항에서 2시간 정도 경유를 하고 저가 항공으로 갈아타려고 하는데 내 짐이 안나온다... 분실되었다고 했다. 공항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영어를 잘 하시지 못해서 번역기와 손발을 열심히 써가면서 내 상황을 설명했더니 기다리라고 해서 공항 라운지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라운지에는 온갖 와인이 준비되어있어서 와인을 홀짝이면서 기다렸더니 30분쯤 지나 나의 짐은 나의 품에 무사히 안겼다.

 

 

 

 마지막 한잔을 마시고 포르투로 출발! 출발할때쯤 마드리드에서도 해가 서서히 저물기 시작했는데 포르투칼이 서쪽에 위치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포르투칼로 가는 내내 해가 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마치 어린왕자에서 나오는 구절같아 신기했다. 마드리드에서 포르투 까지는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던것 같다. 하지만 두 도시간 시차가 1시간이 나서 비행기를 탑승 했을때와 내릴때와 같은 시간이라 하루를 더 꽉차게 보내며 여행할 수 있다!

 

 

안녕 포르투!

반응형